분류 전체보기66 햇볕 즐기기 가을이 짙어지며 햇볕이 점저 더 깊숙히 밀고 들어옵니다. 남향 집이 그래서 좋은가 봅니다. 해 좋은 날 오전에 반쯤 연 창가에 앉아서 가끔씩 밖을 내려다 보며 책을 읽습니다. 창밖 뷰래야 다른 집 등어리 거나 아파트 주차장의 무료한 풍경 뿐이지만 평일 오전의 평온함이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천천히 연주되는 침착한 피아노곡이 오디오에서 들려오며 커피 한 잔을 옆에 놓고 앉으니 이 시간이 멈추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4. 11. 21. 바닷길 산책 모처럼 오전 시간에 송정 바다 데크길을 걸었습니다. 평일 오전 시간의 한산함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말이면 관광객이 부딪히며 지나가는 이 길을 지금은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송정 해수욕장에서 해운대 쪽으로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간간이 해변열차가 지나가는 철길을 옆에 끼고 데크가 이어집니다. 오전 햇빛이 바다 수면에 부딪혀 반사되어 옵니다. 이어폰 없이 주변의 소리를 즐기며 걷습니다. 춥지않은 쌀쌀함이 상쾌함을 주고, 쨍쨍한 햇볕도 그리 따갑지 않은 걷기 좋은 날씨 입니다. 그늘에 들어서니 뺨과 손등에 약간쯤은 쌀쌀한 공기가 시위를 합니다. 그래도 삼천보쯤 걷다보면 살짝 땀이 나기도 합니다. 얇은 패딩이지만 지퍼를 열어야 겠습니다. 청사포를 지나서 계속 걸으면 바다로 튀어 나온 유리바닥 전망대가 나.. 2024. 11. 20. 학생으로 살기 세살 위의 작은 누나마저 학교에 들어가고나니 아침을 먹고난 오전시간이 갑자기 조용하게 다가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다 들릴 정도의 조용함 이었습니다. 물론 간간이 어머니의 설거지소리 청소나 빨래하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였지만 모두가 학교에 가고 혼자 집에 남은 아이는 극심하게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무리에서 따돌려진 외톨이의 느낌 이었고 그것은 일종의 두려움 이기도 하였습니다. 빨리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어머니를 졸라댔습니다 아버지의 얼굴은 일요일에 낮잠을 주무시는 안방에 발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들어갔을 때 겨우 뵐 수 있었으므로 아버지께 직접 말씀드릴 계제는 아니었지요. 어머니는 나에게 여덟살이 되어야 학교에 갈 수 있다며 그대신 누나들을 다그쳐 일종의 가내제작 학습지 같은 것을 만들게 하셨습니다. .. 2024. 11. 20. 아내와의 냉전 며칠 전부터 아내와 냉전중 입니다. 아마 다 그렇듯이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고 이제는 시작이 잘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상처가 되는 심한 말을 주고받는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그런 싸움은 더더욱 아니구요. 그저 수 일간 서로 말 수를 줄이고 표정을 없이하는 정도의 소극적 싸움 입니다. 생각해보면 짧으면 몇 주, 길게는 몇 달 간격으로 주기적 냉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어떤 사이클을 타는 것 같이 말입니다. 냉전의 끝은 서로 이해해 보려는 마음을 갖으면서 다가 옵니다.때로는 좀 길게 걸리기도 하지만. 이해하려는 마음은 사소한 몸짓도 부드럽게 만들고, 그 미세한 부드러움을 서로 느끼게 되면서 마음이 풀립니다. 이 번 냉전은 좀 길어졌지만 그래도 조만.. 2024. 11. 19. 아동 : 혜화국민학교 여덟살이 되면서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유치원은 부자집 아이들이나 다니는 것이고 우리집이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일곱살이 되었을 때 유치원에 보내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세 명의 형과 두 명의 누나 아무도 유치원을 다니지 않았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 이었을 것 입니다. 그런데 이제 형과 누나가 학교에 가면 조용한 집에 혼자 남아 뒹굴며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하던 나도 학교에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리집이 성북동에 있기에 형과 누나들은 모두 성북국민학교를 다녔거나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나를 혜화국민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막내 아들을 굳이 학군을 위반해 가며 옆동네의 학교에 보낸 것은 집에서의 거리가 더 가깝다는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혜화국민학교가 서울에서도.. 2024. 11. 18. 60대도 자유여행 (스페인,포르투갈) - 03 - 준비 여행 일정을 정하고 예약도 진행된다면 이제 자유여행시 꼭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겐 일상이 되었지만 시니어들에게는 아직 낯선 디지털 환경의 여러 도구들 - 구글맵, 공유택시앱, 스마트 번역기, 트래블카드, 관광지 앱, 데이터로밍 등등 .... 이러한 것들이 이미 여행의 필수도구가 되어있기에 그 것들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저의 경험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구글맵 훈련 구글맵의 중요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구글맵을 사용하지 못하면 자유여행은 포기해야 한다'라고 말하겠습니다. 여행중 움직이는 모든 장소(관광지, 숙소, 투어 집결지, 등등)를 찾아가려면 구글맵 앱을 전화기에 설치하여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사용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사용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국내에서 .. 2024. 11. 18. 60대도 자유여행 (스페인,포르투갈) - 02 - 예약 여행의 틀을 잡고나니 이제 예약해야할 것들의 윤곽이 드러났습니다. 예약할 대상을 교통수단, 숙박시설, 관관상품, 입장권으로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하나둘씩 작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도시간 이동수단 ▶ 마드리드-포르투 항공권 ▶ 포르투-리스본 기차표 (여행중 예약) ▶ 리스본-세비야 항공권 ▶ 세비야-그라나다 샌딩투어 ▶ 그라나다-바르셀로나 항공권 도시별 숙박지 ▶ 마드리드 3박 - 호텔 ▶ 포르투 4박 - 아파트 ▶ 리스본 3박 - 호텔 ▶ 세비야 3박 - 호텔 ▶ 그라나다 2박 - 아파트 ▶ 바르셀로나 3박 - 호텔 도시별 관광 상품 ▶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가이드 투어 ▶ 마드리드, 근교(세고비아,톨레도) 가이드 투어 ▶ 포르투, 시내 가이드 투어 (여행중 예약) ▶ 리스본, .. 2024. 11. 17. 아동 : 소보로의 추억 엄마는 새벽에 일어나십니다. 여덟 식구의 아침식사와 네 개의 도시락을 준비해야 했기에 엄마는 눈을 뜨자마자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고등학생, 중학생, 국민학생인 형들과 누나들, 그리고 아버지에게 집에서 나서는 순서대로 아침상을 준비해 주시고, 학교가는 형들과 큰 누나에게 도시락을 하나씩 들려 주셨습니다. 세명의 형과 두명의 누나가 등교하고 아버지도 출근 하시고 나면 어수선하던 집안이 갑자기 조용해 집니다. 엄마와 나, 평화롭게 아침식사를 합니다. 엄마는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의 고요함을 조용한 식사를 하면서 즐기시는 것 같습니다. 식구들이 저질러 놓은 일거리가 쌓여 있고 그 것들을 곧바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여유를 누리시는 듯 합니하다. 내가 밥을 다 먹고도 엄마는 한참.. 2024. 11. 16. 60대도 자유여행 (스페인,포르투갈) - 01 - 계획 올 봄에 현업에서 떠난 67세 은퇴남이 64세 아내와 함께하는 자유여행을 계획했습니다.제가 무슨 특별한 여행가도 아니고, 뭐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대단한 꿈을 가진 것도 아니며, 그저 동네 주변에서 쉽게 마추치는 보통의 아저씨 입니다만.... 지금 시간이 있으니, 더 늦기 전에, 잘 걸을 수 있을 때 여행을 다녀오자고 아내와 의기투합 하였기에 나름 심혈을 기울여 계획하였고 그 것을 실행해 보았습니다.패키지여행은 그저 가이드가 가라면 가고 쉬라면 쉬는, 만고에 신경쓸 일이 없는 정신이 편한 여행이지만 코스와 일정을 여행사가 마련한 상품중에서 선택해야하는 한계 때문에 망설여져서 자유여행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하였습니다.그동안 자유여행 경험은 일본 오사카지역, 대만 타이베이지역, 베트남 다낭지역을 일주일 이.. 2024. 11. 15. 광화문 연가 이제모두 세월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언젠가는 우리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눈덮힌 조그만 교회당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가슴깊이 그리워지면눈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이렇게 다시 찾아와요언젠가는 우리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언덕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눈덮힌 조그만 교회당1988년에 발표된 이영훈 작사/작곡에 이문세가 노래한 '광화문 연가'의 가사 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낡은 필름속의 영화처럼 펼쳐지는 1970년대 장면들이 저에게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러한 그리움이 노랫말처럼 세월따라 떠나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아마도 노래를 만들고 부른 두 사람과 같은 시절에 같은 지역에서 생활하였기에 더.. 2024. 11. 14. 이전 1 ··· 3 4 5 6 7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