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이 곳에선 두 주에 한 번씩 월요일 오전 10시에 '시니어극장'이 열립니다.
시니어극장은 오래된 영화를 60세 이상의 시니어들에게 무료로 상영해주는 행사로 400석 중극장 규모의 시네마테크에서 열립니다.
상영일정은 달포전에 공개되며 입장권은 당일 아침에 선착순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데 신분증을 제시하여 관람자가 시니어 본인임이 확인 되어야 합니다.
시니어극장은 10시에 1회만 상영하므로 인기있는 영화는 매진될 수도 있으니 아침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공짜표이지만 4시간 무료주차도 제공됩니다.
어제 아내와 함께 시니어극장에서 '티벳에서의 7년'을 관람하였습니다.
9시30분에 도착한 우리는 다행히 중간쯤의 좌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상영시간 임박해서 온 사람들은 맨 앞자리까지 가야만 했으며 그나마 매진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었습니다.
유난히 이번에 관객이 몰린 것은 아마도 주연배우(브래드피트) 때문에 멋쟁이 할줌마(할머니지만 아줌마로 불리기 좋아하는)들이 많이 모여든 까닥이 아닌가 합니다.
두 시간이 넘는 긴 영화로 중간에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역시 유명한 영화는 이름값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가 끝나니 경쟁하듯 차려입은 유한마담 할줌마 그룹들이 밥먹고 차마시고 이야기하러 삼삼오오 무리지어 나갑니다.
우리같은 부부커플의 아내들은 외식을 기대하며 나왔을 것이므로 그리하겠지요.
그런데 혼자온 시니어들도 뒷모습이 외롭지 않습니다.
영화가 채워준 무엇이 있는듯....
공짜 영화가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