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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도시마저 길게 움츠려들게 하더니 그예 한파가 물러서며 아침부터 비가 왔습니다.
오후에 접어들며 조금씩 잦아지더니 이제 완전히 그친듯 합니다.
자주 산책하는 동네 공원에 몸기지개도 켜고 바깥공기도 마시러 외투를 걸치고 나섰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온도는 부담되지 않지만 비가 온 끝이라 습도는 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전혀 불편하지 않고 오히려 숨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나무와 풀과 흙과 숲이 그렇게 적셔지며 생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일거라 생각합니다.
봄이 익으면 올챙이가 까맣게 헤엄치고 다닐 연못엔 수면의 얼음이 녹아들어 겨울의 흔적을 이미 지워가고 있습니다.
예쁘게 지어진 숲속 도서관도 재잘대며 모여드는 아이들에게 겨울동안 품고있던 책의 향기를 맘껏 뿜어낼 봄날을 기다리고 있는듯 합니다.
폭포의 물소리마저 목청을 높여서 이미 가고있는 겨울을 더 빨리~ 하며 재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봄이 스며들어오는 공원에서 유쾌히 숲길을 걷고있는 오늘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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