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즐거움

60대도 자유여행 (스페인,포르투갈) - 17 - 그라나다로 이동 (14일차)

by 감성노트 2025. 1. 24.
반응형


 

2024년 9월 25일 (수요일) - 14일차, 흐림

 

 

오늘은 세비야에서 그라나다까지 이동하는 한국여행객을 모아 전세버스로 데려다 주면서 가는길에 론다, 프리힐리아나, 네르하를 들러 잠시 구경하고 가는 샌딩투어를 하는 날입니다.

세비야의 날씨는 흐리다고 예보되었지만 이동하면서 바뀔수도 있겠지요.

 



09:40 호텔 첵아웃

투어 모임시간은 10시반인데 조금 여유있게 호텔을 나섰습니다. 거리에 나서니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투어 모임장소는 어제 점심을 먹은 한식당 부근 이었고, 제가 처음 예약했다 취소했던 그 호텔 맞은편 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묵었다면 세비야에 있는 동안 내내 편리했을텐데 하는 후회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아침 입니다.

많이 오는 비는 아니지만 우둘두둘한 돌길 보도를 캐리어를 끌면서 20분 넘게 걸으니 아내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지고 있다는 싸~한 느낌이 전해옵니다. 게다가 아내는 비맞는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잠시 올리브나무 가로수 밑에서 비를 피하다 아내의 성화에 결국 길에서 캐리어를 까고 우산을 꺼내었습니다.

미팅장소에 25분전에 도착했는데 우리처럼 캐리어를 끌고온 여행객은 아무도 보이질 않아서 혹시 잘못 온 것은 아닌가 하며 주변을 살펴보며 걱정하던중 다행히 약속시간이 가까이 되니 한 두명씩 모여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행입니다. 잠시동안 이지만 '만일 우리만 낙오된 것이라면 이 황당한 상황을 어찌 타개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머리속이 복잡해지며 스트레스성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 중 이었거든요.

 


 

10:30 샌딩투어 출발

 

 

투어의 경로는 세비야-론다-프리힐리아나-네르하-그라나다로 10시간 소요예정 입니다. 37만4천원/2인

이번 투어를 예약한 여행자 11명이 모두 도착하여 정시에 출발하였는데, 여행사측 이야기는 만일 제시간에 도착 못한 사람이 있더라도 스페인 드라이버의 근무시간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출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비야를 벗어나면서 비는 그치고 날도 점점 개어갔습니다. 

동승한 가이드가 스페인 남부지역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 말들은 모두 잊어먹었고 창밖을 내다보면 눈에 담았던 끝없는 벌판의 광활한 모습만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면적이 우리나라의 다섯배나 된다고 하네요.

 



12:30 론다도착

 

 

첫 도착지인 론다까지는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우선 론다의 상징인 누에보 다리를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저 위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난간이 있는 곳은 스페인 내전의 상처가 깊게 남아있는 장소라고 합니다. 

프랑코의 국민파가 공화파 포로를 저 위에 한 명씩 세워놓고 동조자의 이름을 대라며 다그쳤고 대답하지 않으면 그대로 아래로 밀어 떨어트리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동족상잔의 내전을 겪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역사가 스페인에도 있었다는 것이 동병상련의 감정과 함께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이 다리가 만들어지기 전에 협곡을 건너는데 사용되었다는 길이 까마득한 아래에서 아직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점심식사

 

 

점심은 가이드가 추천하는 식당으로 갔는데, 미리 예상한 듯이 테이블에 '예약' 팻말을 올려놓고 있더니 한국인 손님들이 가니까 팻말을 치우며 앉으라 하네요. 약간은 짜고치는 고스톱의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이 분위기는 어느 투어든 참여하여 식사할 때마다 동일하기에 그러려니 합니다.

소꼬리찜, 가지튀김, 까르보나라, 그리고 오렌지쥬스와 틴토데베라노.... 너무 많이 시켰나요? 열심히 먹었습니다. 86,000원(57.5유로)

 

 

식후엔 가볍게 동네 산책하며 윈도우쇼핑도 하고,

 

 

투우 발상지의 경기장 앞에도 슬며시 가보았습니다. 


14:30 론다출발

 

 

점심식사 포함해서 두 시간 정도 머무른 론다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말라가 옆을 스치며 지나가면서 언듯언듯 차창밖의 풍경에서 지중해가 보이기도 합니다.

 


반응형

 

16:30 프리힐리아나 도착

 

 

론다에서 두 시간쯤 걸려서 언덕위의 흰색마을 프리힐리아나에 도착했습니다.

 

 

마치 부산의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을 섞어놓은 분위기랄까

 

한 시간 정도 마을을 둘러보았는데.... 조용한 시골마을을 잘 정돈하여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구나 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감동 포인트는 없었습니다.

 


 

17:50 네르하 도착

 

 

언덕위의 프리힐리아나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 소도시인 네르하로 가는데는 차로 20분이 채 안걸린 것 같습니다.

 

 

유럽의 발코니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졌는데 부산 동쪽의 바다와 해변의 풍광에 익숙한 우리에겐 그리 특이할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유명 관광지에 왔으니 증명사진은 남기고, 화장실 때문에 사진 우측에 파란색 어닝이 보이는 카페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입구에서 마주친 종업원이 주방 클로즈 했다며 들어오지 말라는 손짓을 합니다. 커피만 마시겠다고 하니 들어가서 4인석말고 2인석에 앉으라고 하는데 손님을 너무 닥딱하게 대하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정신은 제로이고, 일이 많아지지 손님도 받고싶지 않다는 듯한 짜증이 묻어나오는 행동입니다.

마음은 조금 불편하였지만 커피를 시켜놓고 쉬면서 화장실도 이용하였습니다. 현금으로 낸 커피 가격이 얼마였는지 기록을 빼먹었네요.ㅎㅎ

잠시후, 테라스 끝에 바닷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았던 손님이 나가길래 우리가 자리를 옮겨볼까 하고 생각하는데.... 한 서양인 중년 아줌마가 재빨리 그 자리로 옮겨 앉으며 심봤다~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 었습니다.

우리가 아~ 쪼금 늦었네 라고 실망하는 순간.... 종업원이 득달같이 나타나더니 그 아줌마에게 엄청 뭐라하며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딱딱거렸습니다. 아줌마는 조금 대꾸하다가 안되겠는지 머쓱한 표정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갔구요.

 

만일 우리가 동작이 빨랐다면 우리가 당할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식당에가면 종원원이 정해주는 자리에 앉는다, 옮기려면 종업원에게 부탁해서 허락을 받아야 된다는 이 곳의 관습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교훈적 상황이었습니다.

 

728x90

 


 

20:30 그라나다 도착

 

 

네르하에서 한 시간쯤 머문후 우리 버스는 다시 한 시간반을 달려 그라나다에 도착했습니다

그라나다 센터의 정중앙에서 하차하였는데 우리는 숙소까지 15분 정도 걸어서 가야했습니다. 

 

 

이번 숙소는 호텔이 아니고 아파트 형태인데, 전체 일정중에 두 번은 세탁을 해야해서 포르투와 그라나다의 숙소를 빨래가 가능한 아파트로 정한 것 입니다. 다행히 숙소 바로 앞에 슈퍼도 있어 편리할 것 같습니다.​​

특이한 점은 현관문과 방문이 온라인 첵크인을 하면 보내주는 이메일에 삽입된 링크를 전화기에서 작동해야 열리는 디지털키 방식이라는 점 이었습니다. 이젠 스마트폰 없인 여행도 어려워졌다는....

 

 

방의 크기와 시설은 양호했는데 침구류와 타월이 매우 낡아서 실망스러웠고, 무었보다도 당연히 있을줄 알았던 세탁기가 없었습니다. 42만9천원(2박, 조식불포함)

 

이런 된~장~ 할수없이 꼭 필요한 속옷만 손빨래를 했다는.... 아내에게 면목 없음 ㅠㅠ

 

 

내일 아침 먹거리를 사러 아내와 함께 앞의 슈퍼에 가서 이것저것 장을 보는데.... 과일 앞에는 손님이 고르면 안되고 가게에서 집어주는걸 사야한다고 주의사항이 써있었습니다. 26,000원(17.5유로)

계산을 하려다보니....앗, 지갑을 안가져왔네요.

아내을 슈퍼에 놔두고 방에가서 지갑을 가져나오는데.... 이거 만일 내 전화기를 두고 나왔으면 들어가지도 못하고 진짜 난감할 뻔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식은땀이 날 정도 였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컵라면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우고, 손빨래도 하고....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샌딩투어는 이동하며 관광도 하는 매우 경제적인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제 자신을 칭찬해 봅니다.

 

 

여행비용 (14일차)
일자 교통 숙박 식사 관광 기타 합계
9월24일까지 3,111,000 3,185,000 1,161,800 1,257,000 436,900 9,151,700
9월25일 374,000 429,000 86,000   26,000 915,000
현재 누계 3,485,000 3,614,000 1,247,800 1,257,000 462,900 10,066,700
비고 샌딩투어 숙소2박 점심   슈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