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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즐거움

공감의 즐거움

by 감성노트 202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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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시간에 볕이 드는 테이블에 앉아 길지 않게 책읽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어떤 날은 10여분, 길게는 30분 정도 커피를 한 잔 옆에 놓고 시간을 보냅니다.

 

조금씩 읽어가던 '하얼빈'을 마치고 험한 시절을 살아야 했던 의식있는 한국인의 행보를 따라가 본 김훈 작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그의 글이 안중근 의사의 거사의 의미와 그의 인간적인 고뇌까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음에 고마움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이제 무엇을 읽을까 하며 책꽂이를 뒤적이다 하근찬 작가의 단편집을 들고 나왔습니다.

 

내가 산 기억은 없는데 아마도 아이들이 학교다닐 때 구입한 책일 것 같습니다.

 

대표작 '수난이대'는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일제 시대 징용에 끌려 나가 팔 하나를 잃은 아버지가 6.25 전쟁통에 군에간 아들이 돌아오는 기차역에 마중나가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설마 하였지만 다리 하나를 잃고 돌아온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묘사한 짧은 단편 입니다.

 

작가가 27세 때인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그를 등단시킨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의 기준으로는 도저히 20대의 감성으로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그 당시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으면 이런 글이 나왔겠나 하며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책에서 이어지는 작가의 다음 단편도 궁색했던 시절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나마 그런 생활의 말미라도 겪거나 보아온 마지막 세대에 속한 사람으로 공감과 향수를 느낄 수 있음에 나도 이제 나이가 꽤 되었구나 하고 실감하게됩니다.

 

한 동안 이 책을 읽으며 속 깊은 곳이 저려오는 공감의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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