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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안동호반 - 홀로 2박3일

by 감성노트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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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혼자서 안동호반 2박3일 (12월11일~1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을에 다녀온 스페인,포르투갈 여행의 기록도 마무리 못하고 밀려있지만, 이 번 여행의 기록을 바로 남기지 못하면 결국 미결 자료함 속에 영영 묻혀버릴 것 같아서 서둘러 작성해 봅니다.

 

 

안동호반 자연휴양림으로 숙소를 정하였고, 첫 날 안동 시내에서 점심식사후 도산서원을 방문하고 숙소에 체크인, 다음 날엔 휴양림 근처를 도보로 둘러보는 것으로 하고, 마지막 날엔 체크아웃 후에 봉정사를 들러서 안동시내로 들어가 점심식사후 부산의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계획하였습니다.

저는 병산서원은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제외하였지만 혹시 이 지역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 있다면 꼭 포함시켜 다녀오시길 추천합니다.

 

 


 

1일차

 

 

점심식사후 안동시내를 가로질러 가는중 재밋는 스티커를 발견해서 찍어보았습니다.ㅎㅎㅎ

 


 

도산서원

 

 

도산서원 입장료(일반 2,000원)는 65세이상 어르신에겐 받지 않았습니다.

 

 

서원을 바라보며 드는 첫 인상은 '속세와 멀직이 떨어져 서책에 묻혀 공부만 하기에 좋은 곳이구나'라는 것 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유생들의 생활을 위한 부속 건물들이 양 옆으로 늘어서 있고

 

 

서원 본채로 드는 문이  하나 더 나오고, 이를 통과하면

 

 

드디어 서원의 교실이 나옵니다.

일행은 아니지만 7~8명이 거의 무리지어 들어가니 그 곳의 해설사님이 마루 위로 올라 앉으라 하며 약 20여분간 서원과 퇴계 이황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침 시간 맞게 간 듯.

 

 

이제 밖으로 나가려 방향을 돌리면

 

 

들어왔던 길이 차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문밖에 서있는 나무가 문밖으로 나가는 나그네의 휑한 마음을 덮어주는 듯하며,

 

 

밖으로 나서면 안동호수가 펼쳐지는데

 

 

겨울 오후의 햇빛이 수면에 반사되어 벤치에 앉은 연인들의 실루엣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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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반 자연휴양림

 

첵크인 시작 시간인 15시를 한 시간쯤 지나서 휴양림 입구의 방문자센터에 도착해서 룸키와 차량출입증 및 쓰레기봉투 등을 수령하여 산림휴양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좌측에 보이는 건물이 예약된 숙소가 있는 활옆수동

 

 

방의 크기는 모두 같은 8인실로 복층으로 되어있습니다. 

가격은 비수기 주중 50,000원/박. 예약은 정부 공식 누리집 숲나들e 에서.

 

 

오늘의 계획은 숙소(산림휴양과)에서 숲속의집까지 산책, 내일은 호반하우스와 수상길을 탐방할 예정 입니다.

 

방에 짐을 들인후 산책을 나서며 수상길 입구에 가보았습니다.

 

 

해가 넘어가려 낮게 내려와 만들어 내는 경치가 볼만 합니다.

 

 

숲속의 집이 있는 곳까지 1키로미터 정도의 오르막 내리막 포장길을 왕복하니 살짝 땀이 배어나옵니다.


통나무집 모양을 예상했는데 동네 주택의 모습이라서 살짝 실망스러울 수도... 편의성은 좋을 듯.

 

 

돌아오는 길에 다시 바라본 수상길, 산 뒤로 넘어 간 해님의 아쉽다는 듯 노을로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붉게 노을이 올라온 하늘과 그 하늘을 반사하여 비추는 수면이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숙소에 돌아와 마트에서 사온 장터국밥으로 저녁을 만들어 먹고 어두워진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방해 없이 즐길수 있다는 것이 혼자하는 여행의 맛이라고 하겠지요.



 

2일차

 

 

난방을 충분히 올려 따듯한 수면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오늘도 날씨는 좋을 듯 합니다.

의자, 침대, 작은 테이블은 조립식으로 제가 가져간 캠핑용품 입니다. 물론 침구는 이곳에서 제공하는 것이구요.

 


 

휴양림 산책

 

 

샌드위치, 삶은계란, 우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산책으로 호반하우스를 다녀왔습니다. 1시간 정도 소요.

 

 

마치 전원주택 단지 같이 조성된 6채의 건물에 모두 12개의 대형 호실이 있어 가족모임에 사용하면 좋을듯 합니다.

 

 

관리동 테라스에서 보는 안동호수의 풍경 입니다.

 


 

수상길 탐방

 

 

숙소에서 잠시 휴식 후 정오경에 수상길 탐방에 나섰습니다. 건너편 마을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오려 합니다.

 

 

호안을 따라 연결된 수상길의 길이는 1키로미터 정도이며

 

 

건너편 끝에는 선성현 문화단지가 있습니다.

 

수상길은 안동선비순례길 구간의 일부 입니다.

 

 

동네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마을은 조용했으며 이곳저곳에 페인팅으로 꾸며놓은 길이 있습니다.

 

 

한옥체험관 간판을 달고 있는 숙박시설도 있으며

 

 

문화단지란 이름으로

 

 

옛 관아를 복원하여 꾸며 놓았고 지역 역사관까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제 수상길을 반대 방향으로 걸어 휴양림 숙소로 돌아가려 합니다.

 

 

수상길 입구는 수위에 따라 떠오르는 부교에 대응할 수 있게 관절이 있는 경사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호수는 1976년 완공된 안동댐 건설로 만들어졌으며 그 결과 광범위한 지역이 수몰되었음을 보여주는 안내판

 

그리고, 국민학교 자리였음을 표시하는 풍금과 책걸상을 수상길 중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십분여를 걸으니 숙소인 산림휴양관 모습이 앞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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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깊어지며 구름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미루지 않고 어제 노을을 보아둔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노을이 찍힌 사진을 들쳐보며 만족해 했습니다. 

 


 

3일차

 

11시 체크아웃 타임에 늦지 않게 주섬주섬 짐을 챙기다 억! 하는 허리 통증으로 주저 앉았습니다.

이것저것 집으며 가방에 주워담는 엉거주춤한 굽힌 자세가 시원찮던 왼쪽 허리에 무리를 준 모양입니다.

몇 년 전에 심하게 요추염좌를 겪은 후부터 조심하고 있지만 그 후에도 한 두번 더 온적이 있었습니다.

 

 

조심히 허리를 펴고 안정을 취했으나 긴장된 근육이 쉬이 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허리를 바로 펼 수는 없었으나 살살 움직일 수는 있어 짐싸기를 마무리하여 차에 실을 수 있었습니다.

운전석으로 올라 타는 자세에서 짧은 통증을 느꼈지만 자리에 앉고나니 다행히 운전에는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봉정사

 

 

어찌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하여 30분 정도 운전해서 봉정사에 도착하였습니다.

허리를 완전히 펴지 못하는 구부정한 자세였지만 그래도 천천히 걸어 들어가다보니 일주문이 보입니다.

 

 

'산사'라는 말이 그냥 산에 있는 절을 뜻하는 일반명사인줄 알았는데 위와 같은 의미가 있는지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등 일곱개의 산지승원이라.

 

 

봉정사의 전경이 이파리가 떨어진 가지 사이로 어렴풋이 드러납니다.

 

 

계단을 올라 경내로 들어설 때

 

 

계단의 끝쪽은 천정이 매우 낮아서 '머리조심' 팻말이 붙어 있었음에도 -번쩍- 하고 아찔해 질 정도로 세게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아이고~ 머리도 아팠지만 반사적으로 불편한 허리쪽으로 손이가며 이게 유람인가? 고행인가? 자조해 봅니다.

 

 

소박한 대웅전, 그리고 좌측의 코너를 돌아서면 만나는

 

 

배흘림 기둥의 극락전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라는데

 

 

정면에서 다시 보아도 문외한인 내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사진출처 : 나무위키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다는데

 

 

극락전 전면에 탑이 있고, 그 앞의 돌무더기가 여왕의 흔적인 듯 합니다.

 

 

뒤 돌아 산사에서 속세를 내려다 보니 한가함이 밀려오고

 

 

목어와 북이 고요하게 소리낼 시간을 기다리는 듯 하였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 하기로 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안동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12시를 살짝 넘은 시간의 시내 식당은 점심시간으로 붐빌 것이라 걱정했는데 웬걸 애써 찾아간 평점 높은 국밥집에 손님이 1도 없어서 잘못온줄 어색해 하다 그대로 앉았는데 다행히 안동의 9천원짜리 한우국밥은 내가 예상했던 만큼의 맛을 보여주며 배신하지 않았다는....



에필로그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삐끗한 허리는 95% 정도 나아서 불편함이 없고, 사진들을 골라내고 편집하며 그 순간을 기록하면서.... 사는 것이 뭐 별거인가? 하고 자기만족의 즐거움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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